전쟁 이후 사해팔황이 평화를 되찾고 모든 일이 흐르는 물처럼 순조롭고 바람을 품은 배처럼 쾌활하게 흘러가리라 만인이 의심치 않을 무렵, 십리도림의 주인이자 최초의 봉황인 절안상신은 오랜만의 육아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청구 호제의 넷째 백진에 이어, 막내 백천까지 거의 절안의 술창고를 털어가며 자랐기야 했지만 이번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봉황이었다. 그...
2왕녀, 포이렌의 레이나는 제 처지가 참 전형적이라고 생각했다. 기구하다고 자조하기에는 그녀가 먹고 걸친 것이 너무 귀했다. 그러나 첫째도 아니고 둘째도 아닌 셋째, 그렇다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도 아닌 레이나는 자신이 적당한 곳에 적당히 시집보내질것이라 생각했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포이렌은 진 제국의 제후국으로 3국이 연합한 연합국이었다. 그 ...
카일은 레이나에게 책을 받고 집무실 옆에 딸린 휴식처로 이동했다. 초여름에 여름의 책을 읽으니 더 실감이 났다. 작가는 이를 의도한 걸까? 카일은 몇가지 의문이 생겼으나 작가에게 직접 물어볼 배짱은 없었다. 카일은 잠시 생각한 뒤 집무실에서 편지지를 가져왔다. 상냥하신 여름 아가씨께,로 시작된 짧은 글은 혹시 괜찮으시다면 읽어보시고 이 의문들이 풀리는지 같...
오늘도 벤허와 메셀라가 싸웠다. 나는 벤허가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하는 메셀라의 고자질을 들으며 잘익은 무화과의 껍질을 칼로 벗겼다. 슬슬 이야기가 지긋지긋해지던 참이라, 벤허 그 녀석은 정말~하고 다시 돌림노래를 시작한 녀석의 입에 무화과를 밀어넣었다. 차마 달디단 무화과를 뱉어내지 못하고 씹는 메셀라 덕에 드디어 평온이 돌아왔다. “야-” “맛있지?” 툭...
살다보면 기막힌 우연이 겹치고 겹쳐 신기한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지금 이렇게, 한여름 편의점 앞에서 문씨 삼남매가 만난 것처럼. 문평서는 회식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아이스크림이 무척 땡겼다. 문평조는 드물게 전자담배가 떨어져 일회용 전자담배를 사러 나온 참이었다. 문평화는 샌들 끈이 끊겨서 속으로 쌍욕을 하면서 대충 슬리퍼라도 살 요량이었다. 편의점 밖...
카일은 반사적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가, 상대가 ‘적’이 아님을 깨닫고 가볍게 양 손을 들어 자신이 무해함을 어필했다. 당황한 나머지 상대가 얼어붙어있자 카일은 방법을 바꿔서 인사를 건넸다. ”좋은 오후입니다. 레이나 아가씨.“ ”...좋은 오후입니다. 이브레아 공작님.“ 그리고는 화제가... 어디 보자... 카일은 레이나가 책을 들고 있다는 것을 ...
갑작스럽게 손님을 맡게 된 공작저는 난리가 났다. 손님 도착 1일 전은 무슨 고작 한두시간 전에 통보를 받은 공작저는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정리되어 있는 방을 여는 수밖에 없었다. 방 주인의 허락에 따라 헤이젤 왕세녀가 어릴 적에 종종 머물렀고 지금도 때때로 기습방문하고 하는 본채 서편의 ‘손님방’이 열렸다. 황급히 환기를 한다, 시트를 다시간다 난리가 아...
아름다운 항구도시 제니스의 왕성에는 왕세녀의 스무번째 탄신일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회의 주인공답게 마지막에 나타난 왕세녀가 건배사를 외치고 모두가 왕세녀의 탄신일을 축하하며 레시아의 풍요로움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려는 그 때였다. 연회의 첫 번째 절정에 들어온 지각자가 살금살금 뒤늦게 들어와 안전한 구석을 찾고 있...
연말은 항상 바쁘다. 미쳐 날뛰는 스케쥴 속에서 피차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것은 같은 상황이라. 박문대와 신재현은 암묵적으로 생일이라해도 만나지는 않기로 합의했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가진 4/4분기 생일자의 비애였다. 그래서 11월 27일 00시가 되는 순간 공식 계정이 업로드한 제 생일축하 게시글을 확인하면서도 신재현은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20시...
힘멜x프리렌 for ㅇㅋ 의뢰내용 : 아련한 특이사항 : 글쓴이는 장송의 프리렌을 보지 않아 검색하여 정보 수집함. 관련 사항 사전 안내 완료함. 4월의 이른 아침, 신선한 짚풀을 가득 넣어 만든 농가의 침대에서 눈을 뜬 프리렌이 가만히 눈을 깜박였다. 어제는 짧은 시간이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었다. 평소처럼 힘멜의 주도 하에 소란스러운 식당에 들어갔었다....
훈장의 서훈기준은 대체로 서훈 대상자의 공적내용, 그 공적이 국가, 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 및 지지 기타 사항을 참작하여 결정한다. (주1) 가장 가까이에서 예를 들자면 초대 체하트 공작이 있다. 그녀는 재난을 겪은 사람들을 돌보고 길을 닦고 다리를 세움으로서 사람들의 삶에 이바지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제국금성훈장을 수훈받았고, 이어 공작으로 인정받았다...
평온한 아스타테의 말에 도리어 울컥한 것은 이안이었다. “왜 죽음을 그렇게 쉽게 말씀하십니까.” 내리누른 화가 배어나온 목소리에 아스타테가 의아한 얼굴로 이안을 올려다보았다. “그야, 살만큼 살았으니까.” “그래도 삶을 욕망하는 것이 생명의 도리 아닙니까? 왜 당신들은 그렇게 쉽게 생을 포기합니까? 어떻게 그렇게 쉽게 모든 것을 버리고 가는 겁니까? 남겨진...
냥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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